1. 2D 애니메이션의 월로씨가 영화 '나의 아저씨' 속 윌로씨를 마주할 때, 왈칵 눈물이 날 것 같았다.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영화 내내 그가 '현실'을 만날 까봐 조마조마했던 것 같다. 마술사로써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현실을, 현실을 알지 못하는 앨리스에게 실망해 버릴 것 같은 현실을, 모든 것들 내려 놓을 수 밖에 없던 현실을 말이다. 그래서 월로씨가 마주한 현실이 영화라는 환상이라 다행이다.
2. 개인적으로 영화의 도입부와 마지막 장면이 너무 좋다. 타티가 만든 50년대 흑백영화들을 꼭 빼닮은 도입부, 특히 이제까지 돌아가던 영사기의 빛 마냥, 필름 속 그 작은 세계의 빛들이 하나씩 꺼지는 엔딩시퀀스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마법사를 필름 속 세계에 가뒀두었다.
영사기를 돌리고 마법사가 프린팅 되어있는 필름 위로 빛을 비출 때, 다시금 나와 당신들의 눈 앞에 나타날 그 세계 속에 말이다. 다행히 영화는 마법이고, 마법사는 존재한다. MAGICIAN DO EXIST!
3. 전체관람가는 대단하다─라는 사실을 다시금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.
4. 비록 타티의 연출이 아닐 지언정, 이 영화 속에서 나는 타티만의 디테일한 연출을 마주했다. 아무리 크고 역동적인 사건이라 할 지라도, 드러나지 않는 작은 것들 부터의 감동만 못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. 한 동안, 아니 앞으로 ma favorite director은 자끄 타티가 될 것 같다. 역시 세상을 아우르는 것은 가장 작은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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