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
감상/영화

경주 (2014)


7년 전 흔적을 찾아 경주로 내려온 남자. 남자는 그곳에서 미련의 조각과 조각들을 마주한다. 그 조각들 사이에서 지리멸렬하기 그지 없는 스스로를 발견하곤 도망친다. 죽음 앞에서, 미천하기 그지 없는 자신을 발견하곤 회피한다. 인간은, 가버리는 시간 앞에서, 이렇게 하찮다.

마지막 시퀀스는 지루했던 2시간 30분의 러닝타임 중 가장 반짝거렸다. 시간에 얽매인 인간이 잊고 지낸 '공간'은, 시간이 사라진 뒤에야 도드라진다. 나와 우리의 시간들도, 그렇게 전부다 공간으로 남아있는 것처럼.


'감상 > 영화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Moneyball (2011)  (0) 2013.09.27
일루셔니스트, The illusionist (2010)  (0) 2011.08.13
화니와 알렉산더, fanny och alexander (1982)  (0) 2011.08.01
이키루, Living (1952)  (0) 2011.07.27
윌로씨의 휴가, Mr.Houlot's holiday (1953)  (0) 2011.07.12